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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우익들이 극성을 부리고 있는 요즘 할리우드 영화 ‘언브로큰’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할리우드 톱스타 앤젤리나 졸리가 연출을 맡고 유명 제작진이 참여했다거나 영국 배우 잭 오코넬이 주연을 맡아서가 아니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에 일본 우익들이 반발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인물인 루이 잠페리니의 영광과 고난에 가득 찬 삶을 영화로 옮겨온 이 작품은 감동뿐만 아니라 사실적인 전쟁의 비극성을 그려냈다. 

루이 잠페리니는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 부모님 곁에서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낸다.

우유병 인양 이 병에 술을 담아 홀짝이고 담배까지 피워 무는 14살의 소년. 여전히 이탈리아어밖에 못하지만 늘 아들 걱정인 어머니, 방황하는 아들에게 매질을 가하면서도 끝까지 사랑을 보이는 아버지.

그리고 어느 날 형은 루이가 달리기에 소질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동생에게 육상 배우기를 권한다.

그리고 루이는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가 된다.

19세 최연소 올림픽 국가대표로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기 전, 베를린 올림픽에 참가해 영광스러운 기록까지 남긴 루이.

다음 목표는 당초 예정됐던 1940년 도쿄 올림픽.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루이는 공군에 입대해 태평양에서 전투를 치른다.

그러던 중 비행기가 엔진 고장으로 추락하면서 47일간 처절한 바다에서의 표류를 경험한다.

그러다 구조되지만 운명은 또 한 번 루이를 최악의 상황으로 몰아넣는다. 바로 일본군에게 잡힌 것.

일본군에게 갖은 수모와 학대를 당하면서 올림픽 참여를 꿈꾸던 일본 열도에까지 끌려간 루이는 850일간의 처참한 전쟁 포로 생활을 경험한다. 

루이 앞에 닥친 모든 고난에는 늘 형이 육상을 권하면서 해준 말이 맴돈다. ‘견디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어려운 시기가 도래해서일까.

영화의 울림은 미국이나 한국이나 마찬가지인 듯하다. 용기를 주는 영화다.

일본 우익들이 반발을 일으킬 만한 건 고작 일본군의 잔혹한 포로 학대다.

역사적 사실이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전쟁이 인간을 얼마나 피폐하게 만들 수 있느냐다.

영화에는 그토록 포로들을 잔인하게 대했던 일본군 하사관도 누군가의 소중한 아들이었다는 사실, 미군의 도쿄 대공습이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가져왔는지도 보여준다.

나무가 아닌, 숲을 봐야 할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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